뮌헨역을 나서자마자 공기가 달랐습니다.
아침부터 거리에는 들뜬 웃음소리와 맥주 향이 섞여 있었고,
사람들은 모두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었죠.
그 끝에는 바로 옥토버페스트 현장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냥 맥주 축제겠지.” 처음엔 가볍게 생각했지만,
막상 도착하니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졌습니다.
수천 명이 모여 노래하고, 춤추고, 건배를 외치는 장관은
정말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그날 하루는 말 그대로 “한 도시가 통째로 들뜬 날” 이었던것 같아요.
뮌헨은 단순히 독일의 역사와 문화를 품은 도시를 넘어
맥주와 예술, 자연을 동시에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의 도시였습니다.
그 열기와 고풍스러운 아름다움, 여유로움이 함께 공존하던 그날의 뮌헨을
다시 상기해서 그날의 기분을 나누고자 합니다
.지금도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네요.
축제 기간 여행자들을 위한 숙소 예약 법과
도심 속 숨겨진 서핑 명소 정보도 함께 올려보겠습니다.
![뮌헨 여행] 옥토버페스트·신시청사·잉글리시 가든, 맥주 향에 흠뻑 취한 하루](https://blog.kakaocdn.net/dna/LHFAP/dJMb9O8xZJg/AAAAAAAAAAAAAAAAAAAAANz31osER0KaM967U551V5y83PvIKFww60JrDsqiG0to/img.pn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645147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YijyzY%2Bqb8IyLFMmNKlrtDdwiNI%3D)
옥토버페스트 – 1리터 맥주 한 잔에 담긴 유럽의 열기와 실용적인 준비 팁
세계 3대 축제 중 하나로 꼽히는 옥토버페스트는
뮌헨의 정신을 가장 뜨겁게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행사장 입구부터 사람들로 가득했고,
도시를 대표하는 여섯 개 맥주 회사의 거대한 텐트가 줄지어 서 있었습니다.
각 텐트는 고유의 색과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고,
그 안에서 울려 퍼지는 음악과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축제의 심장을 만들고 있었죠.
자리를 잡고 주문을 하니, 전통 복장을 입은 웨이트리스가
1리터짜리 ‘마스(Maß)’ 잔을 양손 가득 들고 테이블 사이를 오갔습니다.
그 팔힘이 어마어마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저는 도저히 들 수도 엄두도 낼 수 없는 팔의 파워였거든요.
활기가 이미 축제의 일부처럼 느껴졌습니다.
맥주 한 잔 가격은 보통 14유로 내외로 만만치 않은 가격이지만,
비싸다고 생각할 새도 없이 분위기에 휩쓸려 한 모금 마셨습니다.
목을 타고 내려가는 시원한 거품, 달콤하고 고소한 향,
코끝을 스치는 구운 고기 냄새가 어우러졌죠.
안주는 슈바인학센(돼지 족발 구이)과 커다란 프레첼, 하프헨(닭 구이)을 곁들였는데,
짭조름한 지방 향이 맥주 맛을 더 진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이러한 전통 음식들은 축제의 필수 요소입니다.
맥주 텐트 내부에서는 현지인들과 테이블을 공유하며
'아인 프로지트' 노래에 맞춰 건배를 외치는 것이 중요한 문화였습니다.
결제할 때 작은 문제가 생겼습니다.
카드를 내밀었는데 기계가 계속 오류를 내더군요.
직원은 난감해하고, 뒤에는 줄이 길어지고,
얼굴이 붉어질 무렵 옆 테이블 독일 청년이 웃으며 말을 걸었습니다.
잘 알아 듣지도 못하고 있으니까 카드를 꺼내 보이더라구요.
“내 카드로 해줄게. 현금으로 주면 돼.” 그 말 인것 같아서,
저는 얼른 현금을 내밀었어요.
너무 고마워서 우리는 합석하여 맥주잔을 부딪히며 “프로스트(건배)!”를 외쳤습니다.
그 따뜻한 인심 덕분에 그날의 맥주는 더 달게 느껴졌습니다.
한국에서는 남해 독일 마을에서 독일 맥주, 소시지를 맛봤는데
너무 맛있엇던 기억이 있어, 특히 독일 맥주를 좋아하게 되었거든요.
옥토버페스트는 전 세계 여행자들이 몰리는 시기이므로,
축제 기간 중 뮌헨의 숙박 가격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숙박은 최소 6개월 전에 예약하시는 것이 비용을 절감하고
가성비좋게 합리적인 여행을 하시는데 도움이 될것입니다.
카드 결제가 안 되는 곳이 많으니 현금(유로)을 충분히 준비하세요.
보안상의 이유로 대형 가방(20×15×10cm 이상)은 반입이 금지됩니다.
인기 텐트는 예약석 중심 운영이므로 평일 오전이나 개장 시간에 맞춰
방문 시 비예약석을 확보할 확률이 높습니다.
텐트 안에서 낯선 이들과 어깨동무하며 노래하고 웃던 그 순간,
국적도 언어도 신분도 사라졌습니다.
그저 사람 대 사람으로 함께 즐기는 축제,
그것이 옥토버페스트의 진짜 매력이었습니다.
신시청사 – 종소리로 이어지는 시간 여행, 마리엔 광장의 핵심 코스
축제의 흥이 가라앉을 무렵, 도심의 중심 마리엔 광장으로 향했습니다.
웅장한 신시청사는 고딕 양식의 세밀한 조각들이 벽면을 채우고 있어
가까이서 보면 숨이 멎을 만큼 정교했습니다.
19세기에 지어졌지만 중세 도시 같은 느낌을 주는 이 건축물은
뮌헨 여행의 상징과도 같습니다.
글로켄슈필 인형극은 이곳에서의 완전 하이라이트였어요.
이 시계탑 인형극은 매일 오전 11시와 정오(12시),
월부터 10월까지의 성수기에는 오후 5시에도 열린다고 합니다.
32개의 인형이 16세기 바이에른 공국의 결혼 행렬과 전설적인 춤을 재현하며
종소리와 함께 회전하는데, 약 15분 동안 이어지는 그 장면은 그야말로 시간 여행 같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인형극이 시작되기를 기다리는 동안
광장에서 풍기는 활기찬 분위기 또한 놓칠 수 없는 경험이었습니다.
신시청사 시계탑 전망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6~8유로의 입장료로 뮌헨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뮌헨은 붉은 지붕들이 빼곡히 이어지고,
멀리 프라우엔 교회의 쌍둥이 탑과 흰 구름 뒤로 알프스 산맥이
희미하게 드러나는 환상적인 경관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해 질 무렵에 맞춰 방문하시면 햇살이 시내 전체를 붉게 물들여
가장 낭만적인 순간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여행 동선을 짤 때에는 오후 늦은 시간에 신시청사 전망대에 올라가서
일몰을 감상하는 코스를 추천합니다.
신시청사 지하에는 150년 전통의 라츠켈러 비어홀이 있습니다.
웅장한 아치형 천장 아래에서 현지 맥주와 슈바인학센, 소시지 등을 맛볼 수 있습니다.
소시지 너무 맛있었어요.
이곳은 신시청사를 관광한 후 식사나 맥주를 즐기기에 좋은 장소입니다.
마리엔 광장에서 가까운 빅투알리엔 시장에서 신선하고 다양한 길거리 음식과
기념품을 구경하며 뮌헨 시민들의 활기찬 일상을 엿보는 것도 훌륭한 코스가 됩니다.
잉글리시 가든 – 도심 속 여유를 만나는 법, 서핑 명소와 비어가르텐 산책
지하철 몇 정거장만 이동하면 도심 한가운데에서 믿기 어려운 풍경이 펼쳐집니다.
잉글리시 가든은 뉴욕의 센트럴파크보다 넓은 곳으로
뮌헨의 녹색 심장이자 시민들의 쉼터입니다.
이곳에서 대형 공원 산책을 즐기는 것 자체가
뮌헨 사람들의 여유를 공유하는 방법입니다.
공원 초입에는 아이즈바흐 강이 흐릅니다.
그 위에서 사계절 내내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 구경 하는 재미가 쏠쏠했어요.
차가운 물살 위에서 균형을 잡으며 미끄러지는 사람들의 모습은
뮌헨이 얼마나 자유롭고 활력 넘치는 도시인지 보여줍니다.
여기 도심 속 서핑 명소는 짧은 시간이지만 강렬한 인상을 주는 곳이니,
아이즈바흐 서핑 스팟을 꼭 방문해 보심 좋을것 같아요.
공원 깊숙이 들어가면 중국식 탑인 치니스처 투름이 나타납니다.
이 탑을 중심으로 수천 명이 앉을 수 있는 대형 비어가르텐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저도 나무 그늘 아래 자리를 잡고 파울라너 생맥주(약 9유로)를 시켰습니다.
감자샐러드와 브라트부어스트(소시지)를 곁들이니
잔디 냄새와 맥주 향이 섞여 세상에서 가장 여유롭고 행복한 한 끼가 완성됐습니다.
옆자리 독일 가족은 아이와 함께 산책을 나왔고,
한쪽에선 청년들이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등
평화로운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비어가르텐 이용을 하려면 한가지 알고 가시면 도움이 되지 싶습니다.
음식을 직접 싸 와서 먹는 것이 전통이라고하니
간단한 피크닉 도시락을 준비해 가시면 훨씬 경제적이고
풍성한 휴식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그 곳 맥주 브랜드는 파울라너, 슈파텐, 호프브로이 순으로 인기가 많다고 하더라구요.
시원하고 알싸한 맥주로 정통의 맛을 느껴보시면
맥주 매니아분들이라면 더없이 행복해하실 겁니다. 참고하십시오.
여름 오후 3시에서 6시 사이에 방문하시면
햇살과 그림자의 대비가 가장 아름다워
사진 찍기 좋아하시는 분들은 정말 좋아하실 겁니다.
그날 하루는 맥주에 취하고, 사람의 온기에 취하고,
예상치 못한 해프닝에 더 취한 하루였습니다.
카드 결제가 안 돼 기가 막히고 말은 안되지,
식은땀을 흘리며 어쩔줄 몰라 쩔쩔매던 순간조차도
이제는 웃으며 떠올릴 수 있는 따뜻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뮌헨은 화려한 관광지보다 사람과 일상이 주는 온기가 더 빛나는 도시였어요.
다음에 다시 찾는다면 굳이 축제 기간이 아니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잉글리시 가든의 잔디 위에 앉아 잔디 냄새 맡으며 맥주 한 잔을 들이키는 것만으로도
뮌헨이 전해주는 행복과 여유를 충분히 느낄 수 있을 테니까요.
뮌헨에서의 이 행복한 경험을 여러분도 체험해 보셨으면 합니다.
여행에서 체험과 실경험은 오랫도록 잊히지 않고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